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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길 없는 바다가 그대의 대지이다‘ 한국어문학부 최시한 교수 N
- 작성일 2017-10-26
- 조회수 601
- 작성자 국어국문학전공
“ 그렇게 학교 다니려거든 등록금으로 갈비탕이나 사 먹게 .”
이 말을 직접 들어본 학생은 아마 학교에 거의 없을 지라도 ‘ 갈비탕 교수님 ’ 하면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교수가 있다 . ‘ 따뜻한 독설가 ’ 라는 형용 모순적 별칭이 어울리는 이 사람은 다름아닌 한국어문학부의 최시한 교수다 . 소설가이자 스토리텔링 교육의 권위자인 최 교수는 2000 년부터 스토리텔링 연계전공을 개설하고 ‘ 스토리텔링 , 어떻게 할 것인가 ’, ‘ 소설 , 어떻게 읽을 것인가 ’ 등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내며 제자들에게 창의적인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.
최근에는 우리대학의 새로운 광고 포스터에 숙녀에게 > 라는 시를 발표하며 학생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건네기도 했다 . 숙명통신원은 어느덧 내년 2 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나 학교를 떠나기 전 숙명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.

- 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‘ 갈비탕 교수님 ’ 으로 인기가 많으십니다 . 이와 관련한 일화가 있나요 ?
옛날에 우스개 삼아서 , 공부 열심히 안 하는 학생은 ‘ 차라리 등록금으로 갈비탕이나 사먹으라 ’ 는 말을 했어요 . 그런데 한 학생이 그 말을 제 사진에 합성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바람에 널리 퍼지게 됐죠 . 요즘은 신입생이 ‘ 갈비탕 교수님이 누구냐 ’ 고 찾는 일도 있다고 하네요 .( 웃음 )
- 얼마 전 공개된 우리대학 홍보 포스터에 교수님의 시가 실렸습니다 . 어떻게 이 시를 쓰게 되셨나요 ?
학교 홍보팀에서 먼저 올해 홍보 포스터의 콘셉트를 정했어요 . ' 우리 대학의 원로 교수가 숙명인에게 들려주는 말 ' 이었죠 . 그 원로 교수로 제가 지목됐고 , 숙녀에게 > 라는 제목도 함께 받았습니다 . 처음에는 제가 소설 전공이기 때문에 시나 카피를 많이 써보지 않았다고 사양했지만 , 거듭 부탁을 해서 쓰게 되었죠 .
‘ 숙녀 ( 淑女 ) 에게 ’ 라는 제목은 ‘ 성숙한 여인에게 ’ 와 ‘ 숙명인에게 ’ 라는 이중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. 저는 글의 내용을 숙명인들의 주체성과 도전정신 , 봉사정신 등을 일깨우는 것으로 잡았죠 . 다행히 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. 특히 그 시의 제 2 연이 적힌 교문의 힐링보드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답니다 .
- 스토리텔링 연계전공 주임 교수로서 평소 학생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고 계십니다 .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점 학생들이 글쓰기를 등한시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읽고 쓸 수 있을까요 ?
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싶어요 . 먼저 ,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사전을 자주 검색함으로써 어휘량을 늘리고 낱말의 뜻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. 둘째 , 화면을 ' 보기 ' 보다 언어로 된 것을 ' 읽는 ' 데 시간을 많이 사용하여 언어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. 마지막으로 좋은 글을 베껴 쓰세요 . 이 때 , 꼭 손글씨로 베낄 필요는 없습니다 . 컴퓨터를 사용해도 좋아요 . 가급적이면 번역판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.
- 최근 들어 스토리텔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듯 합니다 . 이유가 뭘까요 ?
우리가 의사소통을 할 때 쓰는 모든 것을 ‘ 담화 ’ 라고 합니다 . 이 담화의 핵심적 양식이 바로 ‘ 이야기 ’, 즉 내러티브에요 . 의사소통은 주로 ‘ 이야기 ’ 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말인데 , 그걸 지어내는 행위를 스토리텔링이라고 합니다 . 현대 사회는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사이버 공간에서 의사소통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. 따라서 이야기도 인터넷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합쳐지고 재생산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죠 . 말하자면 ,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럽게 주목 받게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.
- 지난달 우리대학 인문학 연구소에서 주최한 ‘ 이야기 , 이야기 연구 ’ 강연에서 ‘ 이야기 컨텐츠 ’ 와 ‘ 이야기 연구 ’ 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. 그 요지는 무엇인가요 ?
아직 한국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연구할 때 사용하는 용어들이 번역이 잘 안되거나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혼란스러워요 . 서사 , 이야기 , 내러티브 , 스토리텔링 등과 같은 개념들이 적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고 , 그래서 관련 이론이 충실히 활용되지 않으며 교육 또한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.
- 퇴임이 얼마 남지 않으셨는데요 , 교수 생활을 하시면서 가장 뜻 깊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?
한국어문학부가 지속적으로 발전한 것 , 그리고 스토리텔링 연계전공을 개설해 문화 콘텐츠 시대가 요구하는 강의를 하고 , 관련 분야에 학생들을 진출시킨 일에 특히 보람을 느낍니다 .

-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.
퇴임 전에 대외협력처의 도움을 받아 스토리텔링 연계전공으로 졸업한 학생들을 모아 ‘ 콘텐츠 창작모임 ’ 같은 걸 만들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. 퇴임 후에는 소설을 쓰고 , 일에 쫓겨 쌓아만 두었던 책들을 마음껏 읽을 계획입니다 .
-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.
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, 우리 숙명인들이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. 분명히 더 잘 해낼 수 있는 우수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데도 안전한 곳으로만 가려고 하는게 안타깝거든요 . 끊임없이 도전하고 , 남이 모르거나 하지 않으려는 일에 뛰어들기 바랍니다 .
취재 : 숙명통신원 15 기 정유정 ( 영어영문학부 14), 숙명통신원 16 기 박희영 ( 식품영양학과 16)
정리 : 홍보팀